구안와사란?
안면신경마비 검사: 근전도·신경흥분성검사와 예후
구안와사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으로도 어느 정도 진단이 됩니다. 그런데도 검사를 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마비의 원인이 안면신경 자체인지 아니면 뇌나 귀 질환 같은 다른 문제인지 가리기 위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신경이 얼마나 상했는지 수치로 확인해 회복 기간을 가늠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래에서는 실제 진료에서 쓰는 검사들과 그 결과를 어떻게 읽는지 정리했습니다.

검사보다 먼저, 진찰
어떤 검사든 진찰이 먼저입니다. 이마와 눈, 입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좌우를 비교합니다. 이 단계에서 말초성인지 중추성인지를 가리고, House-Brackmann 등급으로 중증도를 기록합니다. 귀 안쪽에 수포가 잡히는지, 청력에 이상이 있는지, 혀의 맛 감각이 떨어졌는지도 함께 봅니다.
미국 이비인후과학회 진료지침은 새로 발생한 벨마비 환자에게 일상적인 영상검사나 혈액검사를 시행하지 않도록 권고합니다. 전기진단검사도 완전마비 환자에 한해 고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Baugh RF, Basura GJ, Ishii LE, Schwartz SR, Drumheller CM, Burkholder R, et al. Clinical practice guideline: Bell’s palsy. Otolaryngol Head Neck Surg. 2013;149(3 Suppl):S1-27. https://doi.org/10.1177/0194599813505967
진찰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검사는 진찰 결과를 뒷받침하거나 예후를 좀 더 정확히 보려 할 때 덧붙입니다.

신경흥분성검사(NET): 신경이 반응하는가
귀 앞쪽 피부에 전기 자극을 주고, 얼굴 근육이 움찔하는 데 필요한 최소 전류량을 좌우로 비교합니다. 마비된 쪽이 건강한 쪽보다 훨씬 센 자극을 줘야 반응한다면 신경이 깊이 상했다는 뜻입니다.
간단하고 빠른 검사입니다. 다만 발병 후 3일 이내에는 아직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서, 보통 3일이 지난 뒤부터 의미 있는 결과를 얻습니다.

근전도검사(EMG): 근육에 신호가 닿는가
얼굴 근육에 가는 바늘 전극을 꽂거나 표면 전극을 붙여, 신경 신호가 근육까지 전달되는지를 봅니다.
발병 후 2~3주가 지나면 손상된 신경섬유의 상태가 근전도에 드러납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검사가 신경 재생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쓸모가 있습니다. 근육을 움직이려 할 때 전기 신호가 조금이라도 잡히면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신경전도검사(ENoG): 얼마나 남아 있는가
안면신경을 전기로 자극해 근육에서 나오는 반응의 크기를 재고, 마비된 쪽이 건강한 쪽의 몇 퍼센트인지 계산합니다. 예후 예측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검사입니다.
시행 시점은 발병 후 72시간에서 21일 사이입니다. 남아 있는 반응이 10%에 못 미치면 신경 손상이 심해 회복이 더디고 후유증 위험이 크다고 봅니다.

영상검사와 혈액검사는 언제 하나
MRI나 CT는 모든 구안와사에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 권합니다.
- 이마가 움직이는 중추성 양상일 때
- 두 달이 지나도 호전이 없을 때
- 같은 쪽에 반복해서 마비가 생길 때
- 청력 저하나 어지럼이 함께 있을 때
뇌졸중이나 종양, 중이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혈액검사는 당뇨병, 감염, 자가면역질환처럼 회복에 영향을 주는 배경 질환을 찾을 때 씁니다.

검사 결과로 회복을 가늠하는 법
초기 House-Brackmann 등급이 낮고 ENoG에서 좌우 진폭 차이가 크지 않다면 비교적 순조로운 회복을 기대합니다.
유럽 두경부과학 진료지침은 ENoG의 유효 시점을 발병 후 72시간에서 21일 사이로 제시합니다. 좌우 진폭 차이가 30% 이상이면 병적 소견으로 보되, ENoG는 재검사 시 20% 안팎의 변동이 있어 단독으로 해석하지 않고 근전도와 함께 판단하도록 권고합니다.
Guntinas-Lichius O, Volk GF, Olsen KD, Mäkitie AA, Silver CE, Zafereo ME, et al. Facial nerve electrodiagnostics for patients with facial palsy: a clinical practice guideline. Eur Arch Otorhinolaryngol. 2020;277(7):1855-74. https://doi.org/10.1007/s00405-020-05949-1
변성률이 90%를 넘는 경우, 그러니까 마비된 쪽 진폭이 건강한 쪽의 10% 이하로 떨어진 경우에는 회복이 더디고 후유증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ENoG 단독으로는 신경실행증과 그보다 심한 손상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합니다.
이 수치들은 확률적인 예측이지 결과를 확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쁜 수치가 나왔다고 회복이 안 된다는 뜻도, 좋은 수치가 나왔다고 안심해도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실제 회복은 치료를 언제 시작했는지, 그리고 개인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의원에서는 어디까지 하나
윤빛한의원에서는 진찰과 중증도 평가를 기본으로 합니다. 신경전도검사나 영상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진료협력 의료기관에 의뢰합니다.
검사 결과는 치료 강도와 기간을 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치료하는 동안에도 등급 변화를 기록해 반응을 확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