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과 회복 관리
안면마비 후유증: 연합운동·구축·악어눈물 증후군
구안와사는 대부분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 회복됩니다. 다만 일부는 마비가 풀린 뒤에도 다른 형태의 불편이 남습니다. 발병 후 3~6개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증상을 후유증이라고 부릅니다.
초기 마비가 심했던 분, 치료 시작이 늦었던 분, 람세이헌트증후군을 앓았던 분에게 더 자주 나타납니다. 아래에서는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세 가지 후유증이 왜 생기고 어떻게 관리하는지 정리했습니다.

후유증은 왜 생기는가: 잘못 이어진 신경
안면신경이 손상되면 신경섬유가 끊어졌다가 다시 자라납니다. 문제는 다시 자란 섬유가 원래 가야 할 근육을 정확히 찾아가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눈 주위로 가야 할 섬유가 입 주위로 가고, 침샘으로 가야 할 섬유가 눈물샘으로 가는 식으로 연결이 뒤섞입니다.
후유증 대부분이 여기서 나옵니다. 손상이 깊을수록 재생 과정의 혼선도 커지기 때문에, 처음에 얼마나 심했느냐가 후유증 가능성을 크게 좌우합니다.
안면신경을 손상시킨 뒤 재생 과정을 관찰한 동물 실험에서, 원래 특정 근육을 담당하던 운동신경세포들이 재생 후에는 뇌간 안면신경핵 안에서 제자리를 잃고 뒤섞인 배열을 보였습니다.
Choi D, Raisman G. Somatotopic organization of the facial nucleus is disrupted after lesioning and regeneration of the facial nerve: the histological representation of synkinesis. Neurosurgery. 2002;50(2):355-62. https://doi.org/10.1097/00006123-200202000-00022
연합운동이 신경 끝자락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핵 수준의 재배열까지 포함한다는 뜻입니다. 이미 생긴 후유증을 완전히 되돌리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연합운동: 눈을 감으면 입이 움직인다
가장 흔한 후유증입니다. 눈을 감을 때 입꼬리가 따라 올라가거나, 반대로 입을 움직일 때 눈이 가늘어집니다. 식사할 때 한쪽 눈이 저절로 감기는 것도 같은 현상입니다.
정작 본인은 모르고 지내다가 사진을 보거나 주변에서 이야기해 줘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병 후 4~6개월 무렵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회복 초기에 얼굴을 억지로 크게 움직이는 운동을 했던 분에게서 더 뚜렷합니다.

구축: 얼굴이 뻣뻣하게 굳는다
마비됐던 쪽 근육이 계속 긴장한 채로 굳은 상태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그쪽 볼이 당기고, 눈이 작아 보이고, 입꼬리가 올라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마비가 나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얼굴이 굳어 표정이 부자연스럽고, 저녁이 되면 뻐근함과 통증이 심해집니다. 연합운동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악어눈물 증후군: 먹을 때 눈물이 난다
침샘으로 가야 할 섬유가 눈물샘으로 잘못 연결되면, 음식을 씹거나 맛을 볼 때 한쪽 눈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악어가 먹이를 먹으며 눈물을 흘린다는 옛말에서 이름이 붙었습니다.
일상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식사 자리에서 신경 쓰인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후유증을 줄이는 방법
이미 생긴 후유증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직 후유증이 없다면
- 발병 초기에 치료를 시작해 신경 손상 자체를 줄입니다. 이것이 첫째입니다.
- 회복기에 얼굴을 크게 움직이는 운동을 피합니다.
- 회복이 시작되면 거울을 보며 좌우 대칭을 확인하는 작은 동작 위주로 연습합니다. 신경이 제 근육을 찾아가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이미 후유증이 생겼다면
치료의 방향이 바뀝니다. 굳은 근육의 긴장을 풀고 잘못된 움직임 패턴을 줄이는 쪽으로 갑니다. 침과 전침으로 과하게 긴장한 근육을 이완시키고, 필요하면 자하거 약침으로 신경 부위의 회복을 돕습니다. 얼굴 근육을 스스로 조절하는 훈련을 함께 하면 연합운동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축이나 연합운동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과나 성형외과와 협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진료를 받아 보세요
얼굴이 굳거나 당기는 느낌이 몇 달째 이어질 때, 눈과 입이 따로 움직이지 않을 때, 식사 중에 눈물이 날 때입니다. 후유증 평가를 한 번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일찍 관리를 시작할수록 굳어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